전정애 수필가

주향 전정애 수필가

푸른문학 주향 전정애 수필가

푸른문학 주향 전정애 수필가 사랑과 열정으로 행복하게 살자

푸른문학신문 기자

작성 2020.01.08 12:25 수정 2020.04.23 11:43
푸른문학 주향 전정애 수필가



☆사랑과 열정으로 행복하자☆

  

                                                주향  전정애


  1974년 3월 4일 예쁜 옷 차려입고 엄마의 손을 잡고서 학교 운동장에 들어서니 모든 것이 낯설고 어리둥절하였다. 운동장에서의 입학식을 끝내고 담임선생님의 안내로 교실에 들어가 선생님과 친구들 간에 인사를 하고 학교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었다. 그리고 학교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운동장에서는 놀이기구를 타보기도 하였다. 그런데 나는 그네가 무서웠다. 심장과 간이 아래로 툭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타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은 타고야 말았다. 정말 무서웠다. 그 이후로는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놀이공원에 있는 바이킹이나 청룡열차는 절대로 타지 않으며 나하고는 관계가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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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1학년이 시작되었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나의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다. 담임선생님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으리라.

‘나도 우리 선생님과 같은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지’ 그날부터 집으로 돌아오면 선생님 놀이에 빠지게 되었다. 엄마의 옷과 구두, 아버지의 책은 나의 선생님 놀이에 도구로 사용되었다. 아버지의 책에는 학생의 이름을 적어놓고 빨간 색연필로 시험지를 매기는 것이었다. 90점, 80점, 75점, 100점, 50점 등등

누에를 먹이는 곳으로 사용되던 잠실의 흙벽은 교실의 칠판이 되었고 마당은 나무작대기로 학생들의 책상이 그려져서 완벽한 나의 교실이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나의 꿈은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현실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음악에 재능이 없던 나는 음악 선생님을 포기하고 일반 중등교사가 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차선책으로 '국어교육과를 가야지'라고 생각했다. 중3학년 때 잠시 진로를 실업계 고등학교로 생각한 적도 있었다. 왜냐하면 시골에서 농사 지으시던 부모님을 위해서,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기로 했었는데 담임선생님과의 진로 상담을 통해서 아! 그래도 나의 꿈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라고 다시 마음을 다지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선생님의 역할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놓을 수 있는 영향력이 큰 직업이기에 그 당시 내가 선택한 이 길에 대해 뿌듯함과 동시에 크나큰 책임감을 느낀다. 


  시간이 흘러 대학교에 원서를 내야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우여곡절 끝에 전혀 생각지도 않던 특수교육과를 지원하여 합격하였다. 그리하여 학과 공부를 하며  에바다라는 동아리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였다. 에바다 동아리는 수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활동과 봉사활동을 목표로 설립된 동아리였다. 수화를 배우고, 수화 책을 편찬하며 수화교실을 열어 수화에 관심 있는 일반 학생들에게 홍보를 하는 활동과 수화의 밤 행사를 통해 1년의 결실을 발표하는 동아리였다. 그리고 월 1회 장애인복지시설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였다. 그러면서 좋은 선후배와 친구들을 만나 교제의 폭을 넓혀가며 보람된 학창시절을 보냈다.


  하루라도 동아리방에 가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여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하루라도 그곳에 가지 않으면 온종일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동아리활동에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또한 지체장애학교에 1주일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가서 선생님의 보조역할을 하며 학생들의 학습과 생활을 지원하였다. 이러한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은 특수학교 교사로서 나의 자리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선생님이 되겠다던 꿈이 현실이 되었다. 꿈꾸면 이루어진다더니 정말로 이루어졌다.

  첫 발령지는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이었다. 우리 학생들과 공부하고 생활함에 있어서 두 가지 목표를 정하여 학생들을 지도하였다. 첫째는 즐겁고 행복하게였고 둘째는 규칙을 잘 지키자 이었다.



☆꿈은 이루어 진다 -푸른문학 주향 전정애 수필가


  일반학교에서 장애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감정 조절이 잘 안되어 흥분지수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부모의 심정이 되기도 하고, 학생의 심정이 되기도 하며 감정의 선을 넘나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장애학생들은 사회적 약자이므로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타고난 장애로 인하여 상처를 받고 살아가야 하니까, 난 그 학생을 감싸 안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장애학생이니까 무조건적인 이해를 바라기보다는 우리 학생들도 규칙을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교육을 하였다. 

  학생과 부모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 되고, 그들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어 같이 아파하고 고민하며 때로는 신에게 질문을 하여보았다. 

‘왜 장애를 만드셨나요?’ 

고민하던 중에 나에게 드는 생각은 신은 인간을 똑같이 사랑하시는데 천재, 보통, 장애를 구분하여 라벨을 붙이는 것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계곡물이 모여서 시냇물이 되고, 시냇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강물이 모여 바다로 가듯이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열심히 하는 교사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회의 인식도 달라지고, 복지제도도 좋아져서 우리 학생들도 행복해지겠지 그래서 비록 나의 작은 미력이나마 보태며 오늘도 사랑을 실천하며 나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야겠다.


  학생을 지도하다가 여러 학생 중에 유독 애잔한 마음으로 바라본 학생이 있다. 여러 가지 환경과 각기 다른 여건의 학생이 있지만 엄마가 없는 학생에게 더욱 마음이 쓰이고 애착이 갔다.

엄마란 존재 그 자체만으로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행복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이 학생은 갓난아기였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맡겨져 양육되고 어머니는 일본으로 떠났으며 아버지는 떠돌이 생활을 하였다. 자라면서 엄마가 자기를 버리고 갔다는 점이 늘 가슴에 남아 있던 학생인데 중학교에 와서 적응을 하지 못하여 매일매일 울면서 지내다 특수학급에 의뢰가 들어왔다. 진단평가 결과 지적장애로 판정이 나서 나의 학생이 되었다. 그때부터 이 학생에게 정서적인 지지와 너는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라는 점을 인지하도록 사랑을 심어 주었었다. 그리고 마음속에 내재된 미움과 원망을 풀어낼 수 있도록 상담치료를 병행하였다.

  또한 잠재된 그림의 소질을 개발하여 자신감을 키워주어 점차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하였다. 그 학생은 캐릭터 그리기를 좋아하여 나의 모습을 예쁘게 그려달라고 어울리지 않게 애교를 부려보기도 하였다. 그 캐릭터 그림을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 학생은 점점 호전되었고 2학년이 되어서는 다른 학생의 문제 행동을 보고 자신이 과거에 저런 모습이였다고 뉘우치기까지 하는 대견함을 보인다. 너의 모습이 어떤 모습이냐고 했더니 매일 울고 짜증내고 화내면서 외로운 아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자신이 잘 되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분 나쁘지 않다고 말할 정도다. 이 학생을 3학년 때는 지도하지 못하고 떠나왔지만 더 발전되고 성장했으리라는 믿음과 함께 그의 앞날에 무궁한 행복이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교사들의 가장 큰 보람이라면 학생들의 변화와 발전이다. 특수교사도 마찬가지로 작은 변화에 보람을 느끼며 행복에 젖는다. 우리 장애학생들은 느리게 변화한다. 부단히 교육하고 지도해도 변화되지 않던 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인지가 되고 변화·발전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일반 교사들은 특수교사를 어떻게 하냐면서 때로는 존경의 눈으로, 때로는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특별한 존재로 보는 것 보다는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으로 평범하게 바라봐 주기를 희망한다. 때로는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장애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교육하고 사랑하며 함께 하는 것이 즐겁고 기쁘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과 상황에 맞게 지도하다가 느리지만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감동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이 직업을 잘 선택 했구나’ 라고 생각한다.


  최근 스승님의 정년 퇴임식에서 나는 많은 선생님들을 대표해서 스승님께 축전을 읽어 드렸다. “그동안 사랑과 열정으로 교직의 길을 걸어오심에 너무 너무 수고하셨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심에 사랑과 열정으로 지내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선생님 사랑합니다.” 라고 축하해 드렸다.

나도 스승님처럼 ‘사랑, 열정, 행복’ 이 세 단어를 생각하며, 우리 학생들과 함께 또 다른 꿈을 꾸며 이 길을 걸어가련다.


푸른문학 주향 전정애 수필가



♧푸른문학 전정애 수필가 프로필


☆아호 주향

☆푸른문학 제16회 수필부문 당선 등단

☆푸른문학 운영이사

☆경북 구미 출생

☆대구대학교 특수교육학과 졸업

☆현)특수학교 교사

☆jjy5538@hanmail.net


[푸른문학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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