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수필가

푸른문학 이태식 수필가

푸른문학 이태식 수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들

푸른문학신문 이사 이태식 수필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들

푸른문학신문 기자

작성 2020.01.31 06:59 수정 2020.04.23 11:45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들


   푸른문학  이태식 수필가



내가 좋아하는 말들을 여기에 열 가지 적어놓았는데, 이것은 지금 그렇다는 얘기고 나중엔 변할지도 모른다. 하여간 지금 내 머리를 지배하는 생각들이 나온 것이 ‘내가 좋아하는 말들’이다. 이것을 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그러니까 지금 좋아하는 말들을 펼쳐놓고 그것에 대한 자기 생각을 기록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자기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리 작업은 여기를 기지로 하여 앞으로 더 전진하긴 위한 베이스캠프인 셈이다. 이것을 적어놓으면 지금 힘들어도 그런 것들이 내게 힘을 주어 덜 힘들 것이고, 그것에서 빠져나와 앞으로의 방향을 향해 활기차게 걸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현재를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고, 결국 현재를 사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① 힘주는 것

나는 책을 좋아한다. 책으로부터 많은 힘을 얻는다. 믿을 수 없는 세상에 책에서 하는 말은 너무나 소중하여 그대로 믿고 따르는 편이다. 대개의 책은 전문가가 쓰거나 살아온 생보다 살아갈 생이 적은 사람이 자기 생각을 책에 담아 놓은 것이다. 책은 한 사람과 그가 살아온 인생을 집대성한다. 그리고 그가 만든 책엔 솔직함이 묻어난다. 그만큼 책을 만들고 거기에 자기 생각을 담은 사람은 적어도 솔직 하려고 노력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름 없는 한 일본인 작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그의 힘이 크다. 그는 책에서 나에게 힘을 주었다. 그가 어떤 의도로 그 책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나는 그의 책으로부터 힘을 얻었다. 나는 글로 나머지 승부를 걸 것이다. 큰 반향을 일으키진 않더라도 단 한 사람에게라도 내 책을 통해 그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그는 대개 나와 같은 사람일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만이 내 글을 통해 힘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글을 통해 힘을 얻고 힘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만남도 무의미하지 않게 서로에게 힘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 그 모임은 정말 소중한 만남일 것이다. ‘힘주고 힘 받기 모임’,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② 달관

나는 박목월의 시 <나그네> 를 좋아한다. 학창 시절에 암기한 것도 있지만, 암기한 다른 시와 달리 그 시만은 늘 내 입을 맴돈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나는 포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안 되는 것에 포기를 빨리 한다. 밤과 낮을 없애고 낮만 계속 이어지기 하는 것, 인간을 모두 멸종시키고 펭귄만 살게 하는 것, 서로 혐오한다고 남과 여를 바꿔치기 하는 것, 남의 고집을 고쳐보겠다는 만용, 그런데 이렇게 안 되는 것에 평생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을 자기가 고치겠다고 덤빈다. 그것은 되지도 않을뿐더러 엉뚱한 것에 힘만 쓰다 인생 다 가는 지름길이다. 나는 나 외에 다른 것은 바꾸기 힘들다고 본다. 남은 나로 인해 바뀌는 게 아니다. 그가 스스로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고 속으로부터 다짐하며 바꾼 것이다. 그 변화는 그의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부터 온 것이다. 나의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그냥 내 심정을 언뜻 말하면 그가 나에게서 어떤 힌트를 얻어 자기 변화의 일부로 삼은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바뀌라고 하면 그는 그 반발로 반대방향으로 갈지도 모른다. 오히려 내가 원하던, 그리고 그에게도 좋은 방향이 아니라 엉뚱한 방향으로 그는 가려고 할 것이다. 내가 그에게 그쪽으로 가야한다고 강요했기 때문에. 그에게 바뀌라고 하지 말고 그냥 내가 하고 싶고 내가 행복할 것 같은 것에 몰입하면 어느 순간 내 행동의 한 지점에 어떤 것이 눈에 띄어 그것이 계기가 되어 약간의 변화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안 되는 것엔 물 흐르듯 자연에 맡기고 자기부터 변화하는 게 맞다. 구름 위에 있는 달처럼 어떤 것을 벗어나 거기서 내려다보는 경지에 나는 놓이고 싶다. 지금 나를 에워싸고 있는 것을 벗어나 그것을 조망하고 싶다. 그게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그것을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현실을 사는 나는 행복할 것 같다. 그러고 싶고 현실에선 안 그런 척, 이런 내 생각은 남으로부터 방해받고 싶지도 않다.


③ 목표를 향해 오늘도 걸음 옮기기

나는 목표가 있다. 지금은 단 한 가지다. 말이 아니라 글로 나 같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많은 사람일 필요도 없다. 이름 없는 일본인 작가의 글로 인해 영향을 받아 힘을 얻은 사람은 오직 나 하나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글로 내 생각을 펼칠 것이다. 말로는 그냥 일상에서 묻어가는 것이다. 모나지 않게 사는 것이다. 일상은 좋은 게 좋은 것으로 살 것이다. 거짓말도 할 것이다. 흐름대로 사는 것이다. 달관하고 사는 것처럼 살 것이다. 그러나 글엔 내 주장을 분명 담을 것이다. 내 글을 읽은 사람이 내 글 외에 궁금하다며 다른 것을 물어도 내 생각은 글에 다 밝혔다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도망갈 것이다. 나는 일상에선 심각하지 않아도 내 방향에선 한없이 심각하다. 그것을 세상에 내놓을 것이다. 그것을 접하는 단 한명의 독자에게라도 힘을 주고 싶다. 충분히 살 가치가 있고, 당신은 단 하나의 생명으로서 위대한 존재라고 그가 생각할 수 있게 하여 그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고 싶다. 그 누가 될지 모른다. 내가 이름 없는 일본 작가에게 영향 받았듯이 단 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는 그것을 밝히지 않다가 내가 죽어 내 영정 앞에서 절을 하며 당신은 나에게 힘을 준 단 한 사람이라고, 당신은 나에게 있어 위대했다고 그런 말 한 마디가 내 목표라면 목표다. 그 목표를 향해 오늘도 글을 쓰고 지금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있다. 오늘 하루도 힘겹지만, 나는 그 목표를 향해 묵묵히 뚜벅뚜벅 걷고 있다.


④ 자기가 가진 것 뿜어내기

나는 어릴 적부터 혼자 있기의 명수였다. 남들 앞에선 잘 하던 것도 못한다. 잘 하다가도 누가 멍석을 깔고 그 위에서 한 번 해보라고 하면 갑자기 몸이 마비되고 얼어버린다. 그냥 아무도 없는 혼자만의 공간에서만이 내 모든 것을 뿜어낼 수 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의 묘기가 먹히지 않으니 오히려 혼자 있을 때 막혔던 에너지들이 지금 내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골방에서 18시간 동안 먹지도 않고 잠도 자지 않고 꼬박 글만 쓴 적이 있다. 나는 자신만이 가진 것을 펴는 게 가장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와 가장 친하고 내 말을 알아들을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이 말을 늘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 가진 게 있다. 그것을 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알지 못한 채 일생동안 한 번도 꺼내놓지 못할 수도 있다. 그것을 자기 앞에서 펼치면 자기만의 진정한 행복을 맛보고, 이 세상에서 자기만의 성과도 낼 것이지만 그것을 펴지 못하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또 있다. ‘자기만’의 어떤 것, 그것을 ‘펴는 것’을 나는 이런 것들에 추가하여 좋아하는 말이다.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 자기만의 공간, 자기만의 시간, 자기만이 가진 것, 자기만의 스타일과 자기만의 웃음, 자기만의 표현과 제스처, 이런 식으로 ‘자기만’의 이 말을 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그것을 ‘펴며’ 현재 행복하고 그것을 ‘폄으로써’ 자기만의 성과를 내는 것을 나는 좋아한다. 그 성과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자기만의 유일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너무나 아끼고 관리도 잘하게 된다. 남 보기엔 별 것 아닌지 몰라도.


⑤ 안 되는 것 빨리 포기하기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안 되는 것을 빨리 포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을 자기만 할 수 있다며 덤비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에 강박관념을 가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자기만이 가진 것’을 펴는 것도 아니다. 그냥 외부의 영향을 받아 자기의 좁은 소견으로 그것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뿐이다. 이런 것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 이런 사람들은 그것에 같이 빠진 사람들과 몰려다니며 그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을 해결했다고 해서 그 당시만 좀 시원하겠지만, 전체 흐름의 큰 줄기로 보면 별 의미도 없는 것들이다. 자기의 좁은 시각으로 그것을 해야만 할 것 같아 그리 한 것뿐이다. 틀에 갇혀 나오지 못한 결과다. 전체를 보는 눈을 길러야 그 좁은 틈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것을 가르쳐 주는 것은 인류가 빚어낸 가장 위대한 유산인 ‘책’을 통하는 길이 가장 정확하고 빠르다. 책엔 그런 고집을 뚫게 하는 비결이 존재하고, 그것을 접한 독자 스스로에게도 그것을 뚫을 수 있는 능력, 즉 통찰을 준다. 그러면 그는 안 되는 것에서 벗어난 자기를 다스리는 것을 기초로 한 바뀔 수 있는 것에만 매달린다. 그것이 목표가 되면 그는 그것을 향해 전력 질주한다. 그는 이미 그것이 충분히 바뀔 것이라는 것을 믿고 거기에 몰입한다. 그는 그것을 하는 것이 ‘자기만이 가진 것’을 실현하는 한 가지 방법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바뀔 가능성이 있는 그것을 하면서 그는 그 속에서 행복하다. 그러니 그만의 유일한 성과도 얻는다. 작은 성취들이 모여 그는 더 자신감을 가진다. 그는 바뀌는 그것을 바꾸는 게 그의 생의 목표가 된다. 물론 그는 이미 안 되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그는 이것을 하며 행복하다. 그는 자기가 가진 것을 통해 그 목표를 실현 중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것을 즐긴다. 그는 속으로 흥겨워한다. 누가 그 미소라도 보았다면 넋을 잃을 것이다. 물론 성과는 더 크다. 그는 그것 외엔 구름에 달 가듯이 그냥 간다. 다른 것엔 욕심이 없지만 그가 바뀔 거라고 믿는 것엔 거의 인생을 걸다시피 한다. 그는 그런 고통 속에서 진정한 기쁨을 맛본다. 운동을 해서 생긴 통증에서 고통스런 황홀과 비슷하다. 그는 그 희열을 맛보며 깊은 잠에 빠져든다. 그의 잠재력은 폭발력을 발휘한다. 그가 바로 목표로 한, 바뀌는 것에 몰입했기 때문에.



       

⑥ 소외계층 얘기 듣고 그들 얘기 세상에 들려주기

어떤 분야에서든 소외 계층은 있다. 그는 자기만의 세상을 모르는 사람이다. 자기만의 판을 모르는 사람이다. 남이 펼쳐놓은 마당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거기 있으면 늘 소외되고 무시만 당한다. 주인공을 빛나게 하는 엑스트라이고 주류가 아니 아웃사이더에 불과하다. 자기만의 멍석을 펴야 한다. 그는 그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 자기에게 불리하기만 한, 지금 있는 틀만이 세상의 전부인줄 안다. 그건 주류와 인사이더들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만을 위해 만든 것에 불과하다. 애초에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교육의 틀도 사실은 잘 부려먹기 위해 생각이 아니 기능만을 위해 만든 것이다. 소외층은 현실이 힘들고 불행하기만 하다. 남에게 박수치는 것만 알지 자기가 박수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모른다. 그 판을 바꾸는 방법을 나는 그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다. 나는 다양성을 좋아한다. 개성을 좋아하고, 자율을 좋아한다. 그리고 ‘자기만이 가진 것’을 좋아한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 자기만이 가진 것이 중요하다. 남들의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 남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을 못한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수는 존재 그 자체가 소수에게 상처이다. 그냥 한 얘기도 소수에겐 상처다. 다수가 우글거리는 장소에서 나는 혼자 있어도 너희처럼 전혀 고독하거나 외롭지 않다고 주장해야 한다. 자신의 진심과 신념을 말해야 한다. 다수가 획일적인 것으로 눌러 그렇게 말하지 못하게 만든다. 다수가 느끼는 것과 달리 오히려 즐겁고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고 말해야 한다. 그런 게 잘못된 게 아니고 너희와 그냥 다른 것뿐이라고 말해야 한다. 나는 그런 소외 계층이 다수가 상처를 주는 그 장소에서 자기만의 멍석과 판을 펴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다. 어느 분야에선 바로 나도 소수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성과 개성과 자율이 먹히는 세상과 사회는 소외를 찾기 힘들다. 자율을 내세워 자가만의 판을 짜고 거기서 개성을 내뿜고 억눌린 잠재력을 펴라고 나는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누구나 소외될 수 있는 다수에게 그것을 들려주고 싶다. 누구나 어느 분야에선 소외자다. 나도 너도 소외자다. 서로 소외자이고, 아웃사이더이니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줘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노력할 것이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글을 통해, 자율과 개성을 존중하면 누구나가 다 소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⑦ 책

나는 책을 좋아한다. 왜냐면 물론 책이 나에게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책은 나와 가장 잘 맞는다. 인류가 책을 발견한 것에 대해 한없는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나는 인류가 할 일 중에서 책을 만든 것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무인도에서 예쁜 여자 없인 살아도 책이 없으면 못살 것 같다. 나는 책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다. 나는 늘 말한다. 나는 책이고 곧 책이 나라고. 나는 심각한 스트레스가 쌓여도 가만히 책을 읽고 있거나 그것에 대한 글을 쓰면 곧 풀린다. 책은 나를 치료해 준다. 만병통치약이다. 그리고 생각의 확장을 준다. 책은 운명과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고 내게 속삭인다. 그리고 앞만 보고 뛰다가 멈춰 서서 생각을 정리하게 만든다. 나는 내가 지나온 궤적을 정리해야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중간 중간 정리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건 내게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만 나와 내 주변인에게 모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책은 나에게 지금의 나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책은 나에게 지금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 확신한다. 누가 ‘책’이라고 말하면 나는 그쪽으로 귀를 연다. 그들의 말 중에 단지 ‘책’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책을 사랑하고 관심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책보다 나에게 더 관심 가는 것은 없다. 책은 늘 나에게 도움을 주고, 어서 일어나 앞으로 계속 가라고 힘을 준다. 그래서 나는 매일 책에게 절은 한다. 그건 나만의 고마움을 표시하는, 나만의 독특한 책에 대한 의전(儀典)이다.


⑧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

나는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나는 책을 읽을 때나 글을 쓸 때 휴대폰 전원을 끈다. 나는 그때 그 누구의 방해로부터도 벗어나고 싶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그 시간과 공간을 방해받는 것이다. 나는 골방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 지금까지 지내온 생각과 경험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기질이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마도 할아버지에게서 피를 물려받아 그런 것 같다. 할아버지도 책을 좋아했다. 학자였고, 어제와 다른 선비였다. 뜻이 있어 가족과 헤어지고 만주로 가 독립운동도 했다. 주어진 한계 속에서도 자기만의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 피를 받은 나는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너무나 많이 읽어 글을 쓰게도 되었다. 그러려면 우선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고 거기에 몰입해야 한다. 나는 또 이런 말을 좋아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한다는 말. 돈과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사람이 많아야 노벨상도 탈 것이다. 돈의 논리로만 뭐든 생각하니 자기가 가진 것이나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지 못하게 된다. 그것을 권장하지 않고 우습게보기 때문이다. 흠이 되고 자랑스럽지 않은 일에 누가 덤벼들겠나? 그러니 돈 되는 것만 한다. 그 결과 우리가 접하는 것은 노벨상과 거리가 멀어진 사회 분위기다. 이게 모두 개인의 개성과 자율, 다양함의 가치를 무시한 결과다. 그렇게 되면 한 가지로만 줄을 세우게 되어 거기서 낙오된 소외 계층만 양산하고, 사회 불만 세력을 증가시켜 사회를 점점 불안하게 만든다. 그것의 결과는 규격에 맞는 같은 사람의 양산이다. 그렇게 양산된 사람은 또 좀 이상하다고(단지 개성이 좀 강한 사람) 생각되는 사람에게 같아지라고 압력을 가한다. 악순환은 계속 이어진다.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고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여 자기가 가진 것과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 소외 계층도 줄게 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여 노벨상도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올 것이다.



⑨ 잠시 멈춰 서서 지나온 것에 의미 주기

나는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일환으로 ‘멈춰 서서 지나온 것에 의미’ 줄 때나 생각을 정리할 때는 휴대폰을 꺼놓는다. 나는 나를 방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나와 통화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하려고 일부러 곧잘 휴대폰 전원을 꺼놓는다고 그들 앞에서 크게 말한다. 그들이 그것을 모르면 아무 때나 나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방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내 뜻을 일부러 내 앞의 사람들에게 방송한다. 이것은 내가 가진 것과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시간에 전화가 걸러오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일상에 파묻혀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럴 때 잠시 멈춰 서서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여 생각과 경험을 정리한다. 그리고 그것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모든 나쁨엔 좋은 게 하나라도 있다고 나는 본다. 나쁜 게 나를 지금 괴롭히면 나는 그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찾아내려고 한다. 이런 게 ‘의미주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쁨에서 좋은 걸 찾아내지 못하거나 의미주기라도 하지 않으면 그냥 나쁨으로 끝나고 말기 때문이다. 그냥 생각 없이 살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어 있다.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여 생각을 정리하고 의미를 줘 거기서 어떤 깨달음이나 통찰을 얻어내 그걸 기둥 삼아 힘 있게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

   

⑩ 마음 맞는 사람과 장시간 이야기하기

만남에서 의미 없을 때가 있다. 그들은 내게 힘을 빼앗는다. 자리에서 감정보존의 법칙이 작용한다. 그들과의 대화에서 내 감정이 20%면 상대는 80%인데, 이것이 바뀌지 않고 계속 나만 20%를 유지한다. 그러면 나는 계속 에너지를 빼앗기기만 하고 그들은 계속 나에게서 에너지를 흡수한다. 이건 공평하지 않다. 그가 내게 힘을 빼앗는 것을 경험했으면 그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나는 그를 만나지 않는다. 그는 계속 나에게 힘을 빼앗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시간도 소홀히 다루지 않는다. 거기서 나는 어떤 의미를 찾아낸다. 그게 그 사람은 앞으로 죽을 때까진 안 보았으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와 만나 힘을 주는 사람이 있다. 나와 가치관이나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다. 나는 지난 것에 대한 의미 주기와 생각 정리를 한 다음에 목표를 향하는 유형인데 거의 없지만 그런 사람을 만나면 물론 무척 반갑다. 그런 사람과는 장시간 이야기하고 싶다. 그는 나에게 힘을 주고, 아마 그도 나로부터 힘을 얻을 것이다. 서로에겐 힘이 되고 자기만의 독특한 목표를 행해 서로가 도움이 되는 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를 나는 살아있는 동안 계속 만나고 싶다. 그는 나에게 힘을 주기 때문이다. 자기에게 힘을 주는 사람은 나에게 소중하고,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아주 오래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이다.


푸른문학 이태식 수필가

♧이태식 수필가 프로필


☆서울교통공사 근무

☆푸른문학 등단

☆푸른문학 이사

☆푸른문학신문 이사

☆공저 우리들이 사랑하는 詩.隨筆選 푸른詩 100선 


[푸른문학신문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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