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식 수필가 나무들을 바라보며...

이용식 수필가 나무들을 바라보며...

푸른문학신문 기자

작성 2020.07.07 21:14 수정 2020.07.09 15:49
푸른문학 이용식 수필가

우리 단지에는 크고 작은 나무들이 꽤나 많이 자라고

 

 

 

 

 

있다. 거의 대부분 20년전에 심어놓은 나무들이다.

 

 

 

 

 

나무 한 그루가 없던 산중턱 언덕배기 텅빈 감자밭을

 

 

 

 

 

산 다음 도시에서 내려와 터전을 잡은 뒤 우선 집부터

 

 

 

 

 

지었다. 그 다음 시작한 것이 텃밭을 일구고, 정원을

 

 

 

 

 

꾸며, (허브)심기와 나무심기를 했다. 그때 우리가

 

 

 

 

 

묘목을 심어놓은 나무들은 거의 대부분 수령이 20

 

 

 

 

 

넘은 것들이다. 그렇게 심은 나무는 해를 거듭하면서

 

 

 

 

 

잘 자라주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그저 나무가 많으면

 

 

 

 

 

좋은 줄로만 알고 우리 나름의 방법으로 배치를 하여

 

 

 

 

 

심었다. 세월이 지나고 난 후에 보니 시행착오였음을

 

 

 

 

 

알게 되었다. 나무가 자란 뒤를 생각하고 심어야 하는

 

 

 

 

 

것인데 자그마한 묘목 상태에서 거리를 눈대중으로

 

 

 

 

 

대충 가름하여 심었고, 집이나 밭에 그늘이 지는 것을

 

 

 

 

 

미리 감안하지 못하고 심는 우()를 범했던 것이다.

 

 

 

 

 

'나무를 심을 때는 10, 20년 앞을 내다보고 심어야

 

 

 

 

 

한다'는 말을 한참 지난 뒤에서야 알았다. 이미 때늦은

 

 

 

 

 

후회라서 반성을 해봐야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몇년전부터 조금씩 나무를

 

 

 

 

 

베어내고 있다. 너무 아깝고 나무에게는 미안하지만

 

 

 

 

 

베어내는 촌부 마음도 많이 아팠다. 특히 자작나무를

 

 

 

 

 

열 그루 가까이 베어낼 때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자그마한 묘목을 심으며 세 자매, 세 동서가

 

 

 

 

 

기쁜 마음에 기념으로 이름까지 명명했었다. 작은밭

 

 

 

 

 

양쪽에 자작나무를 심었다고 하여 '자작나뭇길'이라

 

 

 

 

 

불렀다. 다 자르기가 그래서 밭에 그늘이 덜 지는 것

 

 

 

 

 

세 그루를 남겨두었다. 길은 그대로 있고 자작나무도

 

 

 

 

 

엄청 높이 자란 세 그루가 있으니 아직 자작나뭇길은

 

 

 

 

 

그대로 있는 것이다. 여름날 녹음이 우거지면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그늘이 생겨 좋았고 가을날에 단풍이

 

 

 

 

 

들어도 운치가 있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눈으로 즐기는 것보다 먹고 살기위한 것이 우선이라

 

 

 

 

 

마음 아픔과 서운함을 감내하면서 베어내야만 했다.

 

 

 

 

 

남은 세 그루가 자라는 것을 보면 자꾸만 옛 생각이

 

 

 

 

 

나곤 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는 자작나무의

 

 

 

 

 

모습을 보면 뿌듯하면서 옛 추억이 되살아난다.





 

 

 

 

 


 

 

 

 

 

또 중앙통로 펜션쪽에는 벚꽃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 벚꽃나무 또한 우리 산골가족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나무이다. 처음 이곳 산골에 왔던 이듬해 봄날

 

 

 

 

 

하나 뿐인 처남이 누이들 셋이서 한 곳에 터전을 잡고

 

 

 

 

 

이사한 것을 기념한다며 사다가 심어놓은 선물이며

 

 

 

 

 

기념수이다. 해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날엔

 

 

 

 

 

기막힌 장관을 이룬다. 따로 벚꽃놀이를 갈 필요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제 그 마음씨 곱고 착한 처남이

 

 

 

 

 

이 세상에 없다. 지난해 가을이 시작될 무렵에 저 먼

 

 

 

 

 

하늘나라로 홀연히 떠나가 버렸다. 그래서 올봄부터

 

 

 

 

 

벚꽃이 피면 아마도 예쁘다는 생각보다 처남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질 것 같다. 아마도 아내는 먼저 떠난

 

 

 

 

 

하나밖에 없던 남동생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릴 것은

 

 

 

 

 

뻔한 일이다. 그래도 이 벚나무들이 처남을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게 해줄테니 고이고이 잘 길러야겠다.

 

 

 

 

 

 

 

 

 

 

 

우리들의 꿈을 먹고 자란 나무들을 지켜보는 재미는

 

 

 

 

 

있지만 이제 나무는 그만 심어야겠다. 사방이 산이고

 

 

 

 

 

나무가 저절로 자라고 있으니 더 이상 단지에 나무를

 

 

 

 

 

심을 필요까지는 없겠구나 싶다. 원래 나무는 스스로

 

 

 

 

 

자연스럽게 자라는 것이고 또 자연스레 번식을 하며

 

 

 

 

 

자라는 것이지 인간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인위적 방법을 동원하여 계획성없이 무분별하게 심는

 

 

 

 

 

것은 썩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그런데 어째 찜찜하다. 문득 이런 명언이 생각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하는 명언을 남긴 스피노자의 생각과는

 

 

 

 

 

반대가 되는 것 같아서...

푸른문학 이용식 수필가 부부


♣ 이용식(李龍植, Lee Yong Shik) 


수필가 약력

 


  

 

○덕수상업고등학교 졸업

 


○19758~ 20035월 해태제과(), 


광고회사 ()코래드 본부장 역임

 


○20067~ 20105월 광고회사 ()영점오 


상무이사 역임

 


○200110~현재 전원생활 및 앤하우스 펜션 공동운영

 


○2017123일 푸른문학 제8회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당선


수필가 등단

 


○20183월 공저:푸른시.수필100


○푸른문학 운영이사





[푸른문학신문]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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